“꽃처럼 바람처럼”
이번 음반은 김소라씨가 2013년 가을 판소리 명창부문 대통령상을 수상한 이후 그녀가 품고 살아왔던 음악적 소양을 담담히 풀어놓은 그녀의 첫 번째 앨범이다.
음반 제목에서 엿볼 수 있듯이 꽃처럼 아름답고 바람처럼 자유롭게 살고 싶었던 그녀의 음악적 감성이 이번 앨범에 담겨있다.
한 송이 꽃을 피우기 위한 그녀의 몸부림과 깨달음은 40여 년의 시간을 통해 수많은 아픔을 딛고 아름답게 피어났다. 판소리라는 전통 음악을 통해 감성을 흔드는 그녀의 음색이 완성되었고 ‘득음’이라는 경지에 다다르고 있었다. 또한 ‘바람’이 자유를 뜻하듯 김소라씨가 품고 있던 ‘전통음악의 대중화’라는 바램은 김의석 작곡가와 최정규 작곡가를 통해 가요적 요소가 가미되어 친숙함을 더했다. 이렇듯이 30여 년 동안 연마한 그녀의 판소리 음색은 대중의 감성을 흔드는데 부족함이 없는 듯하다. 애절하듯 표현해 내는 그녀의 깊고 풍부한 발성과 성음은 가사가 품고 있는 여러 의미를 다각도로 표현하고 있다. 자연의 소리를 닮은 그녀의 노래는 현대인이 감성에 힐링과 카타르시스를 전해주리라 생각된다.
1. “꽃처럼 바람처럼”
‘판소리’라는 완숙한 음색의 꽃을 피워, 바람처럼 자유롭게 음악의 여러 장르를 넘나들어보고 싶었던 그녀의 음악적 소견을 함축적인 시에 담아 담담히 읽어내고 있다.
2. “일어나리라”
아프고 힘들며 어두웠던 과거를 듣고 힘차게 다시 일어나고자 하는 의지를 담은 곡이다. 첫 소절은 잔잔히 흐르는 듯 시작하는 서정적으로 그려지고 있으며, 후반부에서는 힘차게 품어내듯 토해내는 듯한 ‘구음’적 성음은 판소리의 발성적 특징으로 절정을 표현하므로 가사가 품고 있는 희망의 메시지를 강하게 나타내고 있다.
3. “사철가”
‘사철가’는 긴 노래인 판소리를 부르기 전 목을 푸는 노래로 노래하는 이의 목 컨디션을 가늠하는 곡이다. ‘사철가’는 여러 가지 ‘단가(短歌) 중 대표적으로 많이 불려지는 곡이다. ‘단가(短歌)’의 내용은 인생의 무상함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내용이 많은데, 그 중에서 ‘사철가’는 자연의 사계절과 인생을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로 비유하였다. 또한 인간의 도리와 순리를 가사의 내용으로 삼고 있으며, 어려운 고상성어와 옛스러운 단어가 불리어지므로 듣는 이를 위해 가사 전달에 힘을 기울인 곡이다. 변화무쌍한 성음의 변화와 가사의 조화는 노래의 이해를 돕고 인생의 깊은 깨달음을 전해줄 것이다.
4.“신(新)사랑가”
‘신(新)사랑가’는 대학가에서 불려지는 민요풍의 구전민요이다. 피아노와 장구 반주만을 곁들어 신나고 맛깔스럽게 불려지고 있다.
5.“춘향가 중 사랑가”
대한민국에서 지정한 무형문화재 제5호는 판소리이다. 현재 전승되고 불려지는 5대가(춘향가, 심청가, 흥보가, 수궁가, 적벽가) 중 춘향가는 판소리 내용 중에서 사설적, 음악적 구성미가 뛰어난 곡이다. 판소리 춘향가 중에서 가장 유명한 대목인 ‘사랑가’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곡으로 유명하다. 그녀가 부르는 ‘사랑가’는 마치 두 사람이 대화를 하듯 부른다. 이도령과 춘향의 목소리를 대비시켜가며, 뮤직컬적인 색깔을 가미한 노래는 재미를 한층 돋구어주고 있다.
6. ‘가지말아요
가사에 버금가는 구슬픈 성음은 애절한 여인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7. “님 그리며”
잠을 못 이루는 밤, 말없이 떠난 님을 그리워하는 여인이 달빛아래 강가에 홀로 서서 사랑하는 님을 그리워하는 노래이다. 여인의 한스러운 마음을 구음으로 표현하여 극적인 요소를 더했으며, 김소라의 판소리적인 발성이 빛을 발하는 곡이다. 또한 한국전통장단 중 굿거리장단을 사용하여 전통음악적인 색채가 뛰어난 곡이다. 한 폭의 동양화를 감상하는 듯, 그녀의 노래는 아련하게 가슴을 적시는 눈물을 자아낸다.
8. “춘향가 중 쑥대머리”
판소리 춘향가 중에서 “쑥대머리”는 이도령을 한양으로 떠나 보내고, 신관사또인 변학도에게 춘향이가 수청을 들지 않자 모진 매를 집행한다. 춘향은 옥에 갇혀있는 상황에서도 이도령을 그리워하며 옥문 안에 갇혀있는 자신의 신세를 애통해하며, 만약 본인이 죽게 되면 망부석이 되고 상사목이 될 것이라는 신세자탄을 한다. 김소라가 부르는 판소리는 가사전달이 우수하며, 목소리에서 풍겨 나오는 색감이 아픔과 그리움을 절묘하게 표현하고 있다.